한 그릇의 위로 의정부 부대찌개 이야기

한 그릇의 위로 의정부 부대찌개 이야기

한 그릇의 위로 의정부 부대찌개 이야기

입안에서 살아나는 고향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경기도 의정부시는 한국 전쟁의 흔적과 그 속에서 탄생한 특별한 음식, 부대찌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호국로와 태평로를 따라 자리한 부대찌개거리에서는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닌, 역사와 문화가 담긴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는 한국전쟁 직후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에 김치와 채소, 그리고 고추장 양념을 더해 끓인 음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생소한 ‘부대고기’라고 불리던 햄과 소시지는 김치찌개의 친숙한 풍미와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습니다.

국물 가득 푸짐하고 얼큰한 부대찌개는 그 시절 서민들의 주린 배를 따스하게 채워주는 최고의 음식을 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의정부가 부대찌개의 본고장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이곳이 미군 부대가 밀집했던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부대찌개는 ‘의정부 부대찌개’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며 전국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고유의 맛과 정취를 자랑합니다.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에서 내리면 100미터 남짓 펼쳐진 부대찌개거리가 방문객들을 반깁니다.

여기에 자리한 10여 곳의 식당들은 대부분 20년에서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고수하며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늘 북적이는 이 거리는 부대찌개의 원조를 맛보고자 하는 이들과 그 세월의 이야기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거리 초입에서 오랜 세월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 중인 허기숙 할머니는 부대찌개 탄생 초기의 생생한 기억을 들려줍니다.

50년 전,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부대고기를 사용해 끓인 찌개가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의정부 부대찌개의 시초였습니다.

그저 반찬으로 만든 찌개가 이제는 하나의 지역 대표 음식으로 성장했으니, 그 자체로도 하나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의 맛은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햄과 소시지, 묵은 김치, 채소, 두부, 당면 등 기본 재료는 같지만, 고추장 양념 방식이나 육수 재료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뽐냅니다.

특히 묵은지는 국물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대부분의 식당들이 직접 담가 1년 정도 숙성시킨 것을 사용합니다.

어떤 곳은 걸쭉하고 진한 국물을 내세우며, 또 다른 곳은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자랑합니다.

이런 미묘한 차이들이 각 식당의 단골 손님을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부대찌개의 조리 과정은 단순하지만 그 맛은 깊습니다.

커다란 냄비에 온갖 재료를 담아 테이블 위의 버너에 올린 뒤 한소끔 끓는 동안 기다리면 완성입니다.

기호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라면, 당면, 떡 사리 혹은 치즈는 즐거운 선택 요소입니다.

특히 보글보글 끓는 냄비 속에서 잘 익은 햄과 소시지, 걸쭉해진 국물에 밥을 곁들이면 추운 날씨도 무색하게 등줄기에 땀이 맺힙니다.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반찬도 다양합니다. 김치와 콩나물, 깍두기 등의 기본 반찬 외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짠지’라는 특별한 물김치입니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방에서 주로 먹는 짠지는 무와 소금을 버무려 1년 숙성시킨 뒤 물을 섞어 내는데, 부대찌개의 얼얼한 맛을 개운하게 잡아주는 데 제격입니다.

입안에서 살아나는 고향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입안에서 살아나는 고향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입안에서 살아나는 고향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지역과 문화를 잇다 용인 협동조합문화와함께

조선시대 왕이 즐기던 진미를 맛볼 수 있다는 건 현대인의 미각에도 상당한 호사다.

고양의 전통 음식을 이야기하면, 먼저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한 웅어회를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얼큰한 국물맛이 인상적인 미꾸라지털레기, 탱탱한 면발과 깊은 국물이 조화를 이루는 닭칼국수까지, 고양의 전통 음식은 풍성하고 든든한 매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이들 음식은 높은 영양가로 인해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라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웅어는 임금님이 즐기던 귀한 생선으로 특히 봄철 제철 별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연어처럼 강을 거슬러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웅어는 이 시기에 살이 통통하고 기름져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자랑한다.

멸치과에 속하는 웅어는 칼슘, 인, 철분, 비타민 A 등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어 예로부터 귀히 여겨졌으며,

조선 후기 궁궐에서 운영하던 사옹원에서 웅어를 진상하기 위해 별도의 관리 부서를 두고 있었을 정도다.

옛 서적 <난호어목지>와 <송남잡지>에서도 한강, 대동강, 임진강 등의 웅어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한강 행주 지역이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린 장소로 기록돼 있다.

웅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도 있다. 백제 의자왕이 웅어를 즐겼다는 사실에서 시작된 이야기인데,

백제를 함락한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그 맛이 궁금해 웅어를 잡아오게 했으나 웅어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때문에 웅어는 ‘의리 있는 물고기’라는 뜻에서 의어라고도 불린다.

웅어는 성질이 급해 잡은 즉시 죽어버리므로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최근엔 냉동 기술이 발달하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웅어회를 맛볼 수 있다.

요즘 많이 찾는 웅어회는 냉동 상태에서 해동된 후 참기름과 후추를 곁들여 채소와 함께 버무려지는데,

기대 이상으로 고소하고 은은한 향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본격적인 제철인 4~5월쯤엔 그 신선함과 감칠맛이 더욱 극대화되며, 씹을 때 은은한 수박향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고양 지역에서는 능곡역 근처에 위치한 ‘자유로장어웅어회’가 웅어회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식당으로 유명하다.

점심시간마다 어르신들이 모여들어 맛있게 웅어회를 즐기는 풍경이 눈에 띄며, 많은 사람들이 이 음식을 ‘먹고 나면 임금이 된 것처럼 힘이 솟는 보양식’이라고 칭찬한다.

또 하나 고양의 향토음식으로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요리는 미꾸라지털레기다.

이름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미꾸라지를 통째 넣고 갖가지 채소와 민물새우, 국수, 수제비 등 재료들을 한데 털어 넣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관련해 고재종 시인의 시 ‘한 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가 떠오른다.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와 온 동네 아낙들이 서로의 재료를 들고 와 함께 추어탕을 끓였다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푸성귀부터 들깨즙, 마늘, 고추 등이 더해져 완성된 추어탕 한 그릇은 힘겨운 농촌 생활 속 소소하지만 큰 위로가 되었던 음식이었다.

특히 가난했던 시절 농민들에게 있어 단백질을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미꾸라지는 그 자체로 귀중한 식재료였다.

지역과 문화를 잇다 용인 협동조합문화와함께

지역과 문화를 잇다 용인 협동조합문화와함께

지역과 문화를 잇다 용인 협동조합문화와함께

푸르름 가득한 국립세종수목원 이색 온실이 주는 특별한 경험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의 용담호수, 과거에는 그저 동네 주민들과 낚시꾼들이 가볍게 찾는 숨은 명소였지만

이제는 점점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떻게 한적했던 이 호수가 떠오르는 관광지로 자리 잡은 걸까?

사실 용인은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지역이다.

고층 아파트 단지와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공존해, 특히 원삼면은 산과 저수지 그리고 논밭이 함께 어울리는 고요한

자연 환경으로 귀농·귀촌인과 전원생활자,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인 거주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용인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등 대규모 개발과 함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이런 개발 바람 속에서 몇몇 문화예술인들은 로컬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자연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삼면이 삭막한 산업 기지가 아니라 첨단 기술, 전통,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균형 잡힌 지역으로 성장하길 희망했던 것.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20년에는 ‘문화누리원삼’이라는 민간단체가 결성되었고, 이후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 관광 활성화에 뜻을 모았다.

문화누리원삼의 주요 활동은 자연과 문화를 잇는 데 초점을 두었다. 중심에는 숲과 습지가 멋드러지게 자리 잡은 용담호수가 있었다.

2021년 4월, 이곳에 ‘뚝마켓’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수공예 마켓이 생겨났고, 첫해부터 지역의 문화예술인, 활동가, 생태 환경 전문가,

농민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유의미한 시작을 알렸다.

이후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하며 ‘협동조합문화와함께’를 설립했고, 활동 범위는 더욱 확대되었다.

뚝마켓은 단순한 마켓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캠핑, 친환경, 로컬 가치까지 다양한 테마가 더해지며 정기적으로 운영되었고

용인시의 행사와 축제에서도 ‘찾아가는 뚝마켓’으로 선보여졌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용담호수를 중심으로 환경 보존과 생태적 가치 공유에도 큰 역할을 했다.

덕분에 202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관광두레 스토리 공모전에서 ESG 부문 우수상까지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람들이 흔히 묻는다. 뚝마켓의 ‘뚝’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정답은 여러 가지다.

‘뚝딱뚝딱’ 작업하듯 만든 수공예품, 옛 정취를 품은 ‘뚝방’, 그리고 지역 예술가들의 끈기를 상징하는 ‘뚝심’까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뚝마켓은 크기나 규모를 자랑하기보다는 내실 있는 콘텐츠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용인의 마지막 대장장이 김영환 장인이나 용인시 공예 명장 1호인 마순관 도예가 같은 지역 명인들이 적극 참여하며 품격 높은 품목을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오래된 고재를 활용한 인테리어 소품, 옻칠 작품, 전통 방식으로 발효된 쪽 염색 제품 등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날 수 있고, 농산물부터 외국인이 만든 특별한 디저트까지 먹거리 또한 다양하다.

또한 뚝마켓에서는 대장간 체험, 물레 돌리기, 자개 작업, 쪽 염색 등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함을 더한다. 그뿐만 아니라 시기에 따라 무료 체험도 진행된다.

푸르름 가득한 국립세종수목원 이색 온실이 주는 특별한 경험

푸르름 가득한 국립세종수목원 이색 온실이 주는 특별한 경험

푸르름 가득한 국립세종수목원 이색 온실이 주는 특별한 경험

회야댐생태습지 오직 특별한 때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선물

우리나라에는 무려 110개 이상의 수목원이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국립수목원은 단 세 곳에 불과하다.

이 중 경기도 포천의 국립광릉수목원, 경상북도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그리고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이 해당된다.

이러한 드문 국립수목원이기 때문에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으로, 기존 산속의 수목원들과 달리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되면서 논이었던 평지를 정비하여 새롭게 건설되었다.

이곳은 2012년 조성사업을 시작해 2020년 설립되어, 최근 몇 년 동안 방문할 때마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마치 성장을 거듭하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준다.

국립세종수목원은 다른 수목원들과 확연히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이 있다는 것이다.

붓꽃의 세 개 꽃잎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지어진 이 온실에는 지중해 전시온실, 열대 전시온실, 그리고 특별기획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홀은 카페와 휴식 공간 및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지중해 전시온실에는 바오밥나무와 물병나무 등

228종의 이국적인 식물이, 열대 전시온실에는 커피나무와 나무고사리 등 437종의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다.

특별기획전시관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가 진행되며, 예쁘고 사진 찍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야외 공간은 여러 정원 구역으로 나뉘며 상당한 면적을 자랑한다. 한국전통정원, 작약원, 분재원 등 총 25개 구역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중 청류지원과 한국전통정원은 수목원의 정문과 온실에서 가까워 사진 촬영에 적합하다.

청류지원은 2.4km 길이의 인공수로가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으로, 기존 산속의 수목원들과 달리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되면서 논이었던 평지를 정비하여 새롭게 건설되었다.

이곳은 2012년 조성사업을 시작해 2020년 설립되어, 최근 몇 년 동안 방문할 때마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마치 성장을 거듭하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준다.

국립세종수목원은 다른 수목원들과 확연히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통정원은 창덕궁의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곳이며, 담양의 소쇄원을 주제로 한 구역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심형이라는 특성을 살려 시민들과 함께하는 교육행사와 공연이 인상적이다.

현재 업사이클 가드닝, 수목원 스케치, 식물 상세화, 거북이 투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버스킹과 국악 공연 등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회야댐생태습지 오직 특별한 때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선물

회야댐생태습지 오직 특별한 때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선물

회야댐생태습지 오직 특별한 때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선물

호수가 그린 꿈 횡성의 다섯 빛깔

여행자는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끊임없이 느낍니다.

특히 그 공간이 일시적으로 개방된다면 그 끌림은 더 강렬해지죠.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회야댐생태습지를 찾습니다.

이곳은 연꽃이 만발하는 한 달 동안만 여행객의 발걸음을 받아들이는, 마치 비밀의 정원 같은 곳입니다.

회야댐생태습지는 노방산(258.9m)이 맞은편에 위치한 통천마을 앞 강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강은 하회마을의 경관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회야댐이 건설되기 전, 통천마을 주민 약 700명은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1982년 회야댐이 들어서면서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주민들은 옥동과 무거동으로 이주했습니다.

농지가 방치된 이후, 2003년에 친환경 정화 시설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생명이 싹틔었습니다.

6년 후, 이 땅은 연꽃과 갈대, 부들이 가득한 습지로 재탄생했습니다.

2009년에 완공된 회야댐생태습지는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비점 오염원을 걸러내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 덕분에 수질 개선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회야호 수질은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 최대 74.5%, 총 질소(T-N) 41%, 총 인(T-P) 32.9%까지 제거되었습니다.

회야댐생태습지가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2012년부터입니다. 이는 통천마을 주민과 울산 시민에게 감사하는 의미였습니다.

습지의 자연 생태계가 놀라울 정도로 회복되었고, 인간의 손길 없이도 자연이 복원되었습니다.

고라니와 수달이 돌아왔고, 인공습지라는 단어를 떼어낼 만큼 자부심이 커졌습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습지는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만 개방됩니다.

방문 인원은 하루 100명으로 제한되며, 타이어 없는 인기 속에서 매일 정원 마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탐방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은 울산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에서 약 5km 떨어진 통천초소에서 시작됩니다.

탐방 기간 동안 임시 주차장이 마련되며 자가 차량 이용을 권장합니다. 초소에서 내려가면 넓은 공터가 있어 탐방객들이 모이는 만남의광장이 됩니다.

탐방에는 문화해설사와 안전 요원이 함께하며 안전 관리와 생태 해설을 제공합니다.

탐방로는 전체 4km로 왕복하며, 과거 40년 흘러간 통천마을의 역사를 재조명합니다.

자암서원, 붉은 나무 열매의 활용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탐방로를 따라가면 광활한 습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망대에서는 습지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데크를 따라 백련과 홍련이 식재된 습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수생식물들이 물을 정화하는 원리에 대해 배우며, 연근차도 맛볼 수 있습니다.

호수가 그린 꿈 횡성의 다섯 빛깔

호수가 그린 꿈 횡성의 다섯 빛깔

호수가 그린 꿈 횡성의 다섯 빛깔

광주의 역사를 품은 건물 전일빌딩245의 이야기

강원도 횡성은 태기산, 청태산, 운무산 등 웅장한 산들이 감싸 안아 자연의 품격을 더한다.

이러한 산세에 인공호수인 횡성호가 어우러지면서,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자아낸다.

하지만 지금의 횡성호 풍경은 2000년 이후에야 비로소 만나볼 수 있었다.

횡성댐이 완공되며 호수가 생겨났고, 그 둘레로 ‘횡성호수길’이 조성된 것이다.

이 호수길은 총 31.5km에 이르며, 여섯 개의 코스로 나뉘어져 있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구간은 단연 5구간이다.

가족들이 함께 걷기에 적합한 구성으로 설계된 이 구간은 호수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회귀 코스이다.

시작과 끝이 동일한 ‘망향의 동산’에서 출발하며, 이곳에는 횡성댐 건설로 수몰된 갑천면 5개 마을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매년 이곳에서는 과거의 마을을 추억하는 망향제가 열리기도 하며, 화성의 옛터 전시관에서는 수몰지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호수길 트레킹 전, 전시관을 들러 사연 깊은 횡성호를 더욱 가깝게 느껴보길 권한다.

5구간의 이름은 ‘가족길’이다. 평탄한 길과 아기자기한 조형물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처음 조성된 A구간(4.5km)에 추가로 B구간(4.5km)이 더해져 현재 총 9km 길이로 이루어졌다.

A구간만 선택해도 좋고, 여유가 있다면 시원한 바람 속에서 전체 코스를 완주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망향의 동산에서 출발하면 초반에는 지압 돌길과 호숫가를 따라 걷는다.

호수 너머로 펼쳐진 산의 풍경은 걷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동행한다.

이윽고 ‘장터 가는 가족’이라는 조형물이 오는 길목을 장식하며 과거의 시장 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조형물들을 만난 뒤 왼쪽 길로 진입해 오른쪽 길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지만, 반대 방향으로 걸어도 무리는 없다.

5구간에는 걷는 재미를 더하는 재미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조형물이나 자연을 닮은 의자들이 그러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 좋은 정자가 나타나는 갈림길에서는 A구간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새로운 B구간으로 발길을 옮길지를 결정해야 한다.

A구간에서는 타이타닉 전망대와 오솔길 전망대 등이 있어 횡성호를 높은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 길 덕에 힐링 효과는 덤이다. 반면 B구간은 조용하고 고요한 자연이 중심이 된다.

흙길로 이어진 트레일은 인위적인 소음보다 물고기의 파닥거림이나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어울린다.

특히 B구간 중반에 위치한 뱃머리 전망대는 A구간의 전망대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다만 9km 전체를 완주하는 것은 꽤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필요하다면 다음을 기약하며 쉬어가길 바란다.

사계절마다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횡성호수길은 언제 찾아도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횡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은 전통 5일장이다.

광주의 역사를 품은 건물 전일빌딩245의 이야기

광주의 역사를 품은 건물 전일빌딩245의 이야기

광주의 역사를 품은 건물 전일빌딩245의 이야기

한옥의 정갈함과 편백의 산뜻함 다솜채에서의 특별한 숙박

광주시 금남로 중심부에 자리한 전일빌딩245는 지역의 역사와 가치를 오롯이 담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과거의 흔적과 현대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그 자체로 광주의 삶과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신문사, 방송국, 다방, 도서관, 미술관 등 광주의 다양한 문화와 추억이 담겨 있다.

한때 철거 위기에 직면했던 전일빌딩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흔적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후 4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2020년 5월, 전일빌딩245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름에 포함된 숫자 ‘245’는 이곳에서 발견된 탄흔의 개수와 건물 주소를 상징한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이 건물의 로고 중앙에 위치한 원형 디자인이 바로 탄흔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것이다.

전일빌딩245는 옛 전남도청 맞은편이라는 상징적인 위치에 자리해 있으며,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던 금남로의 역사를 품고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인쇄소가 있던 땅에서 출발해 호남신문, 광주일보 등 지역 언론사의 발상지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68년 지어진 전일빌딩은 신문사뿐 아니라 방송국, 미술관, 도서관, 다방 등으로 활용되며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했다.

구도심의 쇠퇴로 한때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던 전일빌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부설 주차장으로 사용될 뻔했지만

2016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곳에서 계엄군 헬기

사격의 증거로 보이는 탄흔들을 발견하면서 역사의 중심지로 주목받게 되었다.

리모델링 과정은 단순한 복원이 아닌 민주주의와 저항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리기 위한 작업이었다.

당시 총탄 흔적들은 건물 안팎에 선명히 표시되었으며, 이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증거물이 되는 과정을 의미했다.

전일빌딩245는 현재 10층 규모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거를 기억함과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에서는 빌딩의 역사를 아카이브 형식으로 전시하고 있으며, AR 기술을 통해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천장과 외벽을 잇는 미디어 아트 작업 ‘캔버스245’는 다시 태어나는 광주를 주제로 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빌딩 탐방은 최상층부터 하층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전망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정원인 ‘전일마루’에 도달하면 무등산과 금남로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공간에는 광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타이포그래피 조형물과 간이 버스킹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낮과 밤 모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0층과 9층은 전일빌딩245의 대표 공간인 ‘19800518’이 자리 잡고 있다.

들어서자마자 방문객들은 245개의 탄흔을 묘사한 예술 작품 ‘검은 하늘 그날’과 ‘민주의 탄환’을 만날 수 있으며, 기둥에 남겨진 실제 총탄 자국도 확인할 수 있다.

모형 헬기와 금남로 축소 모형을 배경으로 한 멀티미디어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어 방문객들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VR)을 통해 헬기 사격을 체험하거나 관련된 팩트와 허위를 고찰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교육적 가치를 높인다.

한옥의 정갈함과 편백의 산뜻함 다솜채에서의 특별한 숙박

한옥의 정갈함과 편백의 산뜻함 다솜채에서의 특별한 숙박

한옥의 정갈함과 편백의 산뜻함 다솜채에서의 특별한 숙박

월봉서원의 다시(茶時)와 살롱 드 월봉

한옥 다솜채는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품은 공간입니다.

고택이라 하면 교통이 불편할 것 같지만, 다솜채는 접근성이 뛰어나 여행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입니다.

KTX나 SRT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후 약 10~15분 정도만 걸으면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빌딩들 사이에 숨어 있는 이곳은 마치 숨겨진 보물 같습니다.

멀지 않은 도심 한복판에서 한옥을 만나는 순간, 오래된 시골집을 찾은 듯 따뜻하고 편안함이 스며듭니다.

다솜채는 한옥 본관과 황토와 편백나무로 지은 별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관은 전통적인 구들장과 서까래의 정취를 살렸고, 2017년에 지어진 별관은 친환경 소재인 편백나무, 천연 황토, 한지 벽지를 사용해 건강과 편의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전통 한옥에서의 특별한 밤을 꿈꾼다면 본관에 머물러보세요. 반면,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별관이 제격입니다.

두 공간은 공용 마당을 통해 이어져 있어 어느 곳에 머물든 한옥 특유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마당 곳곳에는 80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한 지게를 비롯해 전통 그네와 전통놀이 기구들, 그리고 장독대 등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사진 찍기에도 훌륭한 공간이죠.

다솜채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침구류입니다.

객실마다 특급 호텔 수준의 천연 목화솜 침구가 준비되어 있어

평소 숙면을 취하기 어렵던 사람도 이불 특유의 사각거리는 소리와 푹신함 속에서 쉽게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조용한 주변 환경과 빛을 완전히 차단해주는 암막 커튼의 도움으로 깊고 달콤한 아침 잠을 경험할 수 있죠.

특히 도시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다솜채에서의 하룻밤은 그야말로 천국 같은 시간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니, 자전거를 타고 광주의 거리와 골목들을 천천히 누비는 소소한 즐거움을 놓칠 수 없겠죠.

다솜채는 아침 식사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제공되는 조식은 뷔페 스타일로 차려져 있으며

신선한 샐러드와 과일, 바삭한 토스트와 달콤한 잼, 다양한 음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 사용한 식기류는 직접 설거지를 해야 하는 점도 전통적인 정취라 생각하면 귀엽게 느껴질 겁니다.

야외에서 즐기는 바비큐나 조식은 바람막이가 준비된 공간에서 제공되며, 겨울철 손님들을 위해 난로까지 마련돼 언제든 따스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장은 겨울엔 난로에서 구운 달콤한 군고구마를, 여름엔 마당의 석류나무에서 따낸 상큼한 석류를 직접 나눠주는 소소한 정을 선물합니다.

이런 따뜻한 배려 덕분에 다솜채와 함께하는 시간은 단순한 숙박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광주 여행에 특별한 추억과 포근함이 더해진다면 다솜채가 바로 그 중심에 있을 것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이곳에서 한옥의 운치를 즐기며 특별한 여행을 만들어 보세요.

월봉서원의 다시(茶時)와 살롱 드 월봉

월봉서원의 다시(茶時)와 살롱 드 월봉

월봉서원의 다시(茶時)와 살롱 드 월봉

행주산성 출발 평화누리길로 걷는 호수공원 여정

요즘 브로맨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남성들 간의 깊은 우정을 로맨스에 비유한 표현이다.

조선 시대에도 이와 견줄 만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사상의 로맨스.’ 두 사람은 13년에 걸쳐 서신을 주고받으며 교류했으며

특히 8년 동안 사단칠정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58세였던 퇴계는 성균관 대사성을 지냈고, 32세의 고봉은 갓 벼슬길에 오른 신참 선비였지만, 그들은 신분과 나이, 지역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들의 서신은 선비들 사이에서 필사본으로 전달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다.

광주 광산의 월봉서원은 고봉 기대승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으로, 안동의 도산서원이 퇴계를 상징한다면 광주에는 월봉서원이 있다.

고봉 사후 7년 뒤 그의 후학들이 설립한 망천사를 계기로 월봉서원의 역사가 시작됐다.

1654년 효종이 ‘월봉’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으나, 1868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소멸됐다.

이후 1941년 빙월당이 건립되었고, 1991년에 이르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월봉서원 방문만으로 고봉 기대승의 철학과 정신세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서원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느끼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 월봉서원에서 진행해 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접근해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성리학의 본질과 즐거움을 동시에 전하며 대상별, 수준별로 맞춤형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살롱 드 월봉,’ ‘꼬마철학자 상상학교,’ ‘청년선비문화원정대,’ ‘철학자의 부엌’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이름에서도 그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호남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접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월봉서원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사람들로 하여금 서원을 다시 찾아오거나 숙박하며 더 머물게 만들기도 한다.

월봉서원에 오르는 길은 너브실 마을을 지나게 된다.

‘너브실’은 지역 이름 ‘광곡(廣谷)’의 우리말로 ‘넓은 골짜기’를 의미하며, 고봉 기대승 후손인 행주 기씨들의 집성촌이다.

서원으로 향하는 길은 실개천과 전통적인 토담 풍경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주요 명소로는 숙박동 이안당, 고봉의 장남 효증이 시묘했던 칠송정, 그리고 고봉의 후손 기세훈의 애일당이 있다.

돌담길 끝자락에 이르면 왼편으로 월봉서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동시에 오른편에는 강수당이 자리한다.

강수당은 월봉서원의 교육 체험관으로, 마을 초입에 위치한 이안당과 함께 방문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이곳은 ‘지루한 전통’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고 서원이 가진 매력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특히 ‘살롱 드 월봉’과 ‘다시(茶時) 카페’를 대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주산성 출발 평화누리길로 걷는 호수공원 여정

행주산성 출발 평화누리길로 걷는 호수공원 여정

행주산성 출발 평화누리길로 걷는 호수공원 여정

그 계절 그 맛 봄에 어울리는 산채 밥상 베스트

2010년에 개장한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 걷기 코스다.

김포에서 시작해 파주, 고양, 연천으로 이어지는 총 189km 구간 중, 행주산성에서 일산 호수공원으로 연결되는 고양 첫째길은 다양한 풍경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는 산과 강, 도시와 농촌 마을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행주산성에서는 임진왜란의 역사적 흔적을, 한강변 철책 구간에서는 한국전쟁의 상흔을 되새길 수 있다.

새 단장을 마친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에서 열린 걷기 행사를 계기로 그 길을 따라가 보았다.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은 행주산성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해상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게 빛나는 무공을 세운 권율 장군이 열 배나 많은 왜군을 물리친 기념비적인 장소다.

산성을 둘러보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3시간가량 소요되는 고양 첫째길에 오르기 전에 미리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행주산성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해 길 하나만 건너면 식당들이 펼쳐져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행주산성의 오랜 명물로 자리 잡은 ‘원조국수집’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행주산성을 찾는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이 식당은 푸짐한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단돈 6,000원에 제공한다.

국수 맛은 이미 수십만 방문객들로부터 인정받아 왔다.

단, 긴 줄을 서야 하고 사전 결제가 필요하며 때로는 낯선 이들과 테이블을 함께 써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이 부담스럽다면 주변의 다른 국수집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평화누리길 걷기에 나설 차례다. 시작은 임진왜란의 승전지이자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행주산성이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성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권율 장군의 동상이 반겨준다.

그는 한산대첩, 진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의 영웅으로, 약 3,000명의 병력으로 3만 명의 대군을 물리친 신화를 썼다.

행주대첩과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 중에는 부녀자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 승리에 기여했다는 일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행주치마라는 용어는 임진왜란 이전부터 사용되었으며, 당시 전투는 단시간 내 군대 간 직접적인 충돌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물론 전쟁 기간 동안 조선 백성들이 저항의 주축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행주대첩에서는 당시 동원된 병사들에 의해 전투가 진행되었다.

행주산성을 내려다보는 정상에서는 한강 너머 김포 지역까지 넓게 펼쳐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산성을 내려오면 평화누리길은 자연스럽게 한강으로 이어진다.

길 곳곳에는 표지판과 리본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한강으로 향하는 작은 도로 양쪽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메타세쿼이아길이 끝날 즈음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한강의 풍경이 펼쳐진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먼 배경으로는 개화산, 올림픽대로, 계양산, 행주대교 등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강가를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철조망 구간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