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생각속의 집 글램핑 글램퍼스

양평 생각속의 집 글램핑 글램퍼스

양평 생각속의 집 글램핑 글램퍼스

세미원 맑은 세상 흐르고 흘리다

캠핑 마니아까지 유혹하는 독특한 구조의 돔형 텐트

캠핑이 여행의 한 트렌드가 되면서 ‘화려하다’는 뜻의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합친 글램핑(glamping)이라는 단어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캠핑 장비 일체를 대여해주는 글램핑장도 있고, 숙박은 호텔 객실을 이용하고 저녁 바비큐만을 즐기는 특급호텔의 글램핑존도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펜션 중 하나인 생각속의 집에서 운영하는 글램핑장인 글램퍼스는 뭔가 다르다.

여러 가지 불편함을 이유로 캠핑을 꺼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글램핑에 거부감을 가지는 캠핑 마니아까지도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텐트와 취사도구 등 단순히 캠핑 장비를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서 글램핑으로만 느낄 수 있는 멋진 요소들로 꽉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외관은 ‘과연 저 안이 어떻게 채워져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고, 부족함 없이 채워진 내부시설은 1박 2일 동안의 멋진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펜션 생각속의 집 맞은편 산자락에 자리 잡은 글램퍼스는 둥근 도넛형, 기다란 모듈러형의 돔형 텐트 여덟 동으로 이루어진 글램핑장이다.

숲속 나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한 하얀 돔형 텐트가 마치 새들의 둥지를 연상시킨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독일에서 활동한 건축가 심희준, 박수정 부부의 작품이다.

모든 텐트에 눈비를 막아주는 데크와 야외 테라스가 있고, 멋스런 야외 소파들이 놓여 있다.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화로도 준비되어 있다. 캠핑 사이트가 아니라 독립형 펜션에 가깝다.

내부 구조도 재미있다. 도넛형은 거실과 주방, 침실이 둥글게 연결되어 있다.

거실 쪽으로 난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한 바퀴 돌면 침실 전면으로 난 문을 통해 다시 야외로 나오게 된다.

벽면과 천장이 둥글게 이어져 마치 이글루 안에 들어온 것 같다.

티피형 텐트와도 다른 느낌으로 천장 전체가 높아 전혀 답답하지 않다.

지렁이 모양의 모듈러형은 거실과 주방, 침실이 일자로 연결된다.

침실이 있는 후면에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안락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실내 전용 슬리퍼도 마련되어 있어 바닥의 냉기를 피해 쾌적하게 머물 수 있다.

전기주전자를 비롯한 주방도구 일체가 갖춰진 일자형 싱크대와 화장실, 샤워시설까지 완벽하다.

글램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푹신하고 커다란 침대가 있고, 문을 열면 바로 야외로 연결된다.

주방 앞에 놓인 2개의 소파를 펼치면 2인용 침대로 변신하니 4인 가족이 머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바닥에 있어 음악을 듣거나 노트북으로 영화를 즐기기에도 좋다.

완벽한 시설을 갖춘 내부를 튼튼하게 보호해주는 텐트도 특별하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일반 텐트용 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면 특수 원단으로 제작된 텐트임을 알 수 있다.

햇빛과 내부 조명을 투과시키는 원단 위로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소재의 원단이 이중으로 덮여 있다.

내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텐트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구조물은 강한 비바람을 견딜 수 있는 철골 구조다.

세미원 맑은 세상 흐르고 흘리다

세미원 맑은 세상 흐르고 흘리다

세미원 맑은 세상 흐르고 흘리다

붉은발말똥게와 함께하는 한강하구 평화이야기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만나 대한민국의 젖줄, 한강으로 흐른다. ‘양평’하면 떠오르는 그림이다.

이 같은 천혜의 환경을 살리면서 개성적, 매력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을 찾아갈 예정이다.

녹색이 절정으로 멋을 부리는 요즘, 절로 발걸음이 향하는 곳 ‘양평’을 가보자.

양평은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쉬운 편. 가벼운 나들이 목적지로 제격이다. 여행 준비 별거 없다.

얼려놓은 물통, 읽다가 만 책 한권, 작은 똑딱이 카메라 정도면 완료. 교통편은 당연히 대중교통.

중앙선 양수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직진하면 체육공원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 곧 세미원이라는 곳에 도착한다.

주소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습지를 이루는 장소와 매우 가까운 위치다.

세미원은 생태공원을 표방하면서 자연정화공원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정화공원이라는 단어가 다소 낯설다.

꽃을 보고 안구정화하라는 것인가.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를 지나면, 작은 정자와 카페 그리고 연꽃박물관으로 구성돼 있다.

공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박물관부터 보고 가라는 취지가 아닐까.

연꽃박물관은 우리 문화, 역사 속의 연꽃을 심도 있게 다룬 박물관이다.

한반도에 불교가 정착한 이후 고구려,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긴 세월 동안, 연꽃이 우리 선조의 일상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직접 볼 수 있다.

연꽃을 의식주에 적용한 다양한 유물에서 선조의 재해석 시선도 느낄 수 있다.

또, 연꽃은 열매, 잎, 뿌리, 꽃 등 모든 것이 인간에게 유용해,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되는데,

그 조리법도 간단하게 설명돼 있다. 웰빙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연꽃으로 만드는 음식정보도 챙겨가자.

이제 공원으로 가보자. 매표하면서 세미원이라는 이름의 뜻을 물어봤다.

<장자>에 나오는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에서 세(洗)와 미(美)를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물을 보면 마음이 씻기고, 꽃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진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백번 공감할 내용이다.

들어가기 전,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일단, 음식물 반입이 안 된다.

공원 나들이에 도시락이 빠질 수 없거늘… 아쉽지만, 음식물로 인한 자연훼손을 방지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앞선 공원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뾰족한 굽이 있는 구두나 카메라 삼각대처럼 지면에 꽂히는 것도 금지다.

지면이 파이거나,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 구두 같은 경우 고무신을 빌려 신고 입장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는 조금 곤욕스러운 과정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도 음식물 반입과 마찬가지로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좀 더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자 하는 관리자의 운영관이 담겼으리라.

생수병 하나 달랑 들고 가볍게 공원에 들어섰다.

약 180,000㎡ 규모의 공원에 연꽃을 비롯한 수생식물들이 가득한 6개 이상의 연못이 자리 잡았다.

연못 둘레로 조성된 산책로도 구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걷는 맛이 좋다.

노을이 질 때면 아늑한 분위기가 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걷기에 딱 좋겠다.

산책하다 보면 장독대와 멋진 소나무가 어우러진 곳이 있다. 이곳 항아리의 뚜껑에 구멍이 났는데, 물이 솟으며 분수쇼가 펼쳐진다. 이것이 꽤나 장관이다.

이처럼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놔두면서, 과하지 않게 꾸민 분위기가 세미원의 매력이다. 조형물, 석조물들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여백을 채워, 운치 있는 공간이 된다.

수호자의 마음으로 걷다 고양 행주산성

수호자의 마음으로 걷다 고양 행주산성

수호자의 마음으로 걷다 고양 행주산성

붉은발말똥게와 함께하는 한강하구 평화이야기

‘산’을 오르는 것과 ‘산성’을 오르는 것은 다르다.

산을 오르는 것은 정복자가 되기 위함이고, 산성을 오르는 것은 수호자가 되기 위함이다.

정상을 향해 도전하는 마음으로 산에 오를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수호자의 마음으로 산성을 걸을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세월을 품은 고목 한 그루, 소담하게 피어있는 노란색 야생화. 지키고 싶은 것들을 새록새록 만나게 되는 것.

그것이 수호자가 되어 산성을 걷는 이유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산에 있는 행주산성.

삼국시대에 처음 지어졌고, 임진왜란(1592년) 이후 중건된 모습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다.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행주산성은 흙을 이용하여 쌓은 토축산성으로 총 1km의 길이이다.

산성은 본디 방어를 위해 지어진다. 행주산성 역시 한강 유역에 있는 다른 산성들과 함께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방어요새로 활약했다.

가장 잘 알려진 전투는 임진왜란 때 권율이 왜군을 대파한 ‘행주대첩’.

산성을 여러 겹으로 포위하고 9차례에 걸쳐 맹공격을 해오는 일본군을 결국엔 퇴각시키고 승리를 쟁취한 곳이다.

이 전투는 대한민국 역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남아 진주대첩, 한산도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꼽힌다.

목숨을 걸고 행주산성을 지켰던, 그래서 이 나라를 기어코 지켜냈던 용맹한 수호자 ‘권율’.

행주산성의 대첩문에 들어서면 그가 가장 먼저 사람들을 반긴다.

대첩문을 지나 300m 가량 올라가면 첫 번째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행주대첩비가 있는 정상 쪽으로 오르는 길이고, 홍살문이 멋들어진 오른쪽은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장사로 가는 길이다.

권율 장군에게 먼저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행주산성 정상으로 방향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이 성의 가치를 먼저 깨우쳐야, 수호자의 절실함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

평평하지도 가파르지도 않은 언덕길을 적당히 힘이 들어가는 걸음으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고고하게 서 있는 덕양정을 발견할 수 있다.

덕양정은 1970년대 건립한 정자로 한강의 윤슬을 감상할 수 있는 행주산성의 경치 맛집이다.

행주대첩비 바로 앞에는 대첩비각이 자리하고 있다.

행주대첩의 경과와 권율 장군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으로 선조 35년 장군의 부하들이 직접 세웠다고 한다.

비문은 최립, 글씨는 한석봉이 썼다고 하니, 아군의 3배가 넘는 적을 물리친 행주대첩이 당시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옆에 신행주대첩비가 왜군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았던 민족의 용맹함을 품고 하늘을 향해 늠름하게 뻗어 있다.

한없이 높은 가을 하늘도 단번에 뚫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기세는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만든다.

행주대첩비를 바라보다 뒤를 돌아서면 서울, 김포, 고양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3개의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듯 흐르는 한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듯 반짝인다.

지금이야 건물들이 늘어선 도시가 밤낮없이 찬란하지만 권율 장군이 이곳에 서서 바라봤을 풍경은 사뭇 달랐을 것이다.